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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를 하기로 한 예정일보다 일주일 일찍 양수가 터졌어요.

잠을 자려고 누워있다 뭔가 흐르는 느낌이 들어 화장실에 갔는데 무색. 무취의 액체가 왈칵 쏟아지더라구요. 급하게 산모패드를 댔는데 3장의 패드를 흠뻑 적실 정도로 양수가 흘렀어요.
처음엔 무색. 무취였다가 조금 지나니 약간 핑크빛에 이른바 락스냄새라고 하는 그런 냄새가 났어요.


다급한 마음에 병원에 전화를 하니 혹시 통화 후 다시 왈칵 쏟아지면 병원으로 바로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다행히 통화 후  잠잠해져 우선 수건을 깔고 누워있다 잠이 들었어요. 그렇게 오전 6시가 되어 다시 양수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이번엔 미리 싸놓은 짐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어요.

갑자기 양수가 터진 거라 코로나 검사도 받지 못하고 갔는데 다행히 병원에서 신속 항원 검사를 해주셨어요. 검사비용은 각각 25000원이었습니다.

수술 전, 마지막 태동검사와 알러지 테스트도 하고 간호사 선생님이 제모도 해주셨어요. 창피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자연분만을 하는 임산부들은 관장도 하시던데, 전 제모만 했습니다.

양수가 터져 걱정을 했는데 초음파를 보니 큰 이상은 없다고 하셨어요. 처음엔 두시에 수술을 하기로 했다가 오전 수술 하나가 취소되어 수술실에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오전 10시에 들어갔어요. 수술실 안에 누워 수면 마취와 하반신 마취를 했는데 하반신 마취를 할때 뻐근한 느낌이 들어 좀 힘들더라구요. 하반신 마취를 할땐 자세가 약간 굴욕적이기도 했구요

아무튼 수면마취를 한 상태라 그 이후는 생각나지 않지만 깨어보니 아기가 건강하게 잘 태어났다고 하셨어요.

제 딸은 이렇게 37주 6일차에 3.2kg.
키 49cm로 2월 7일 10시 36분에 세상밖으로 나왔답니다.

지금은 수술실에서 나와 무통주사와 페인버스터, 혈액손실이 있어 혈액을 보충해주는 주사에 수액까지 주렁주렁 달고 누워있어요.


수술 후 고통보다 지금 당장은 내일 아침까지 금식은 물론이고 물도 마시면 안된다고 하는 게 가장 힘이 드네요.

다행히 가글하는 것처럼 물을 입속에 축이는 것은 가능하다하셔서 그렇게나마 갈증을 해소하고 있어요. 저처럼 제왕절개를 하시는 분들은 병원에서 사용할 구부러지는 빨대를 챙기시길 추천드립니다.


그럼 전 내일, 2일차 제왕절개 후기를 가지고 올게요.